
오사카가 2년 연속 일본 여행지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 혹시 보셨나요. 일본정부관광국(JNTO)이 집계한 올해 상반기 외국인 여행자 수를 보면 한국인 방문객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6% 늘었는데, 그중 절반 이상이 간토와 간사이를 함께 묶어 다녀갑니다. 도쿄를 빼놓고 일본 여행 예산을 이야기할 수 없는 이유예요.
그런데 말입니다, 막상 예산을 짜려고 하면 숫자가 제각각입니다. 항공권은 출발일 따라 20만원에서 60만원까지 널뛰고, 호텔은 1박에 6만원짜리도, 40만원짜리도 있어요. “3박4일 도쿄 여행”을 검색하면 80만원이면 된다는 글과 150만원은 들었다는 글이 섞여 나오다 보니, 결국 자기 상황에 맞는 기준을 못 잡고 비싸게 예약하게 됩니다.
이 글은 2026년 8월 기준으로 실제 판매 중인 상품 가격과 환율, 공식 교통 요금을 바탕으로 도쿄 3박4일 예산을 항공, 숙소, 식비, 교통, 입장료로 쪼개 계산해봤어요. 결론부터 말하면, 1인 기준 100만원 안팎이면 무난한 중간 코스고, 조건을 잘 고르면 70만원대로도 가능합니다. 아래 숫자들은 모두 원화 환산 후 기준입니다.
항공권, 출발 요일이 가격을 좌우한다
도쿄 노선 항공권 가격을 결정하는 첫 변수는 요일입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진에어와 티웨이까지 취항사가 많아서 경쟁이 치열한 노선이라, 주중 출발 왕복이 25만~35만원이라면 금요일 출발 일요일 귀국은 45만~55만원으로 뛰어요. 인천발 나리타 도착 기준, 왕복 3박4일 일정으로 검색했을 때 2026년 8월 하순 현재 최저가는 약 28만원(진에어, 주중 출발, 수하물 15kg 포함)입니다. 반면 같은 기간 주말 출발은 최저 42만원대부터 시작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갈 게 있어요. 항공권 비교 사이트에 뜨는 최저가는 대부분 “수하물 미포함” 또는 “기내용 10kg만” 조건입니다. 일본 노선은 캐리어 20kg 위탁 수하물을 추가하면 편도 3만~5만원이 더 붙어요. 쇼핑 계획이 있다면 왕복 기준 6만~10만원을 항공 예산에 미리 얹어두는 게 안전합니다. 그렇게 계산하면 실질 항공 예산은 주중 35만원, 주말 50만원 안팎으로 보면 됩니다.

나리타와 하네다 중 어디로 갈지는 예산보다 시간으로 따지는 게 좋아요. 하네다가 도심에서 30분 안쪽이라 이동이 편하지만 운임이 3만~5만원 비쌉니다. 나리타는 도쿄역까지 스카이라이너(왕복 약 5,100엔)를 타야 해서, 결국 하네다와 비슷한 비용이 나와요. 첫날 일정이 빡빡하다면 하네다, 일정이 여유롭다면 나리타로 갈아타는 걸 추천합니다. 나리타 익스프레스 공식 요금표에서 시간대별 운임을 미리 확인할 수 있어요.
숙소, 위치와 등급이 아니라 “환불 조건”으로 고르세요
도쿄 숙소는 1박 기준 게스트하우스 2만~3만원, 비즈니스호텔 6만~10만원, 4성급 이상 15만원부터입니다. 3박4일이면 비즈니스호텔 기준 20만~30만원이 현실적인 숙소 예산이에요. 신주쿠와 시부야, 아사쿠사, 우에노 중 어디에 잡느냐에 따라 하루 교통비와 이동 시간이 달라지는데, 첫 방문자에게는 우에노 또는 아사쿠사를 추천합니다. JR 야마노테선과 지하철이 모두 닿아 있고, 공항 리무진 버스 정류장도 가까워서 짐 들고 환승할 일이 적어요.

숙소를 고를 때 제가 꼭 보는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환불 조건이에요. 도쿄는 계획이 틀어질 일이 많은 도시입니다. 태풍으로 항공편이 하루 밀리는 일도, 일정이 꼬여서 숙소를 하루 줄여야 하는 일도 잦아요. 예약 전 “무료 취소 가능 날짜”를 반드시 확인하세요. 일본관광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일본 내 외국인 관광객이 숙박 시설에서 가장 자주 겪는 불만이 예약 변경·취소 규정의 불명확성이라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2,000엔쯤 더 비싸더라도 취소 수수료 없는 조건을 고르는 게 결과적으로 저렴합니다.
그리고 최근 도쿄는 숙박세가 별도로 붙는 구역이 늘었어요. 도쿄도의 숙박세는 1박 1만엔 이상 숙소에 100~200엔이 부과되고, 일부 구에서는 자체 세금이 추가됩니다. 결제 시점에 “세금 포함”인지 꼭 확인하세요. 예약 사이트에 표시된 가격에 10% 소비세와 숙박세가 안 붙어 있는 경우가 많아서, 최종 결제액은 표시가의 110% 안팎이라고 생각하면 편합니다.
하루 식비와 교통비, 현실적인 잡는 법
도쿄 식비는 하루 3끼 기준 6,000엔이면 무난합니다. 아침은 편의점이나 카페에서 500~800엔, 점심은 라멘·돈부리·우동 등 1,000~1,500엔, 저녁은 이자카야나 고급 요리로 3,000~5,000엔을 잡으면 돼요. 미슐랭에 오른 스시 오마카세는 1인 2만엔 이상이니, “한 끼는 호화롭게” 계획이라면 그 끼만 별도 예산으로 떼어두는 게 정확합니다. 3박4일이면 대략 18,000~20,000엔, 원화로 17만~19만원 정도예요.
여기서 놓치기 쉬운 게 있습니다. 일본은 카드 결제가 보편화됐지만, 식당마다 현금 전용인 곳이 아직 많아요. 시장 골목과 지방 소도시, 오래된 이자카야는 현금만 받는 경우가 흔합니다. 제가 보기엔 3만엔(약 28만원) 정도 현금을 환전해두는 게 적당한데, 이게 꼭 필요한 이유는 은행 ATM 수수료 때문이에요. 일본 현지 ATM에서 한국 카드로 인출하면 건당 200~300엔 수수료가 붙습니다. 환전을 여러 번 쪼개면 할수록 수수료가 누적되니, KEB하나은행 환전 서비스처럼 수수료 우대 환전을 이용해 한 번에 준비해두는 편이 이득입니다.
교통비는 하루 1,000~1,500엔이면 충분합니다. 도쿄 지하철은 1일권(도영+도쿄메트로 공용)이 900엔이라, 하루 4회 이상 타는 날은 무조건 이득이에요. JR을 자주 탄다면 스이카(교통카드)에 5,000엔을 충전해두고, 부족하면 편의점에서 추가 충전하면 됩니다. 스이카 잔액은 편의점 결제에도 쓸 수 있어서, 마지막 날 잔액을 억지로 소비할 걱정은 없어요. 3박4일 교통비는 3,000~4,500엔, 원화 3만~4만원 선입니다.
입장료와 체험비, 여행의 절반은 여기에 들어간다
도쿄 관광 명소 입장료를 더하면 예산이 제법 커집니다. 주요 스팟을 2026년 기준 요금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도쿄 디즈니랜드/디즈니시: 1일권 9,400엔 (약 8.8만원)
- 팀랩 플래닛 도쿄: 4,000엔 (약 3.8만원)
- 도쿄 스카이트리 전망대: 2,300엔 (약 2.2만원)
- 센소지(아사쿠사): 무료
- 메이지 신궁(하라주쿠): 무료
- 시부야 스카이: 2,800엔 (약 2.6만원)
디즈니 하루를 포함하면 여기서만 10만원이 넘어가요. 총 예산 계산을 할 때 “테마파크 여부”를 먼저 정하고 나머지를 짜는 게 맞습니다. 디즈니를 간다면 다른 날 일정을 저비용 명소(센소지, 메이지 신궁, 공원 산책)로 채우고, 디즈니를 빼면 그 예산을 맛집이나 쇼핑으로 돌리는 식이에요.
체험비도 요즘 많이 늘었습니다. 기모노 대여(하루 1만~1.5만엔), 스시 만들기 체험(1인 8,000~1.2만엔), 다도 체험(5,000엔 내외) 같은 프로그램이 인기인데, 이건 취향에 따라 넣고 빼면 되는 항목이라 예비비로 3만~5만원을 잡아두면 됩니다.
항목별 합계, 그리고 아끼는 3가지 포인트
지금까지 나온 숫자를 1인 3박4일 기준으로 합산해볼게요.
- 항공(주중 왕복, 수하물 포함): 약 35만원
- 숙소(비즈니스호텔 3박, 세금 포함): 약 26만원
- 식비(3박4일, 현금 준비 포함): 약 19만원
- 교통(공항 이동 + 시내 3일): 약 8만원
- 입장료·체험(디즈니 제외): 약 5만원
- 예비비: 약 7만원
합계 약 100만원입니다. 디즈니를 넣으면 110만원, 숙소를 게스트하우스로 낮추고 항공을 더 저렴한 요일에 잡으면 75만~80만원까지 내려갑니다.
이 예산을 아끼는 데 실제로 효과가 컸던 방법을 3개만 꼽자면, 항공 예약은 주중으로 고정하는 게 제일 크고, 숙소를 우에노·아사쿠사 권역으로 잡으면 교통비가 줄며, 환전은 한 번에 몰아서 하고 카드는 해외결제 수수료 0% 카드를 쓰는 편이 좋아요. 특히 환전은 여행 직전 원화 강세 시점을 노리면 1만엔당 1만~2만원 차이가 나기도 해요. 환율은 KEB하나은행 공식 환율 페이지에서 매일 확인할 수 있습니다.
3박4일 도쿄 여행, 이렇게 쓰면 됩니다
정리하면, 도쿄 여행 경비는 항공과 숙소가 전체의 60%를 차지하고, 여기서 요일과 위치를 조절하면 총액이 크게 달라집니다. 나머지 식비와 교통비는 고정비에 가까워서, 아낄수록 피로가 커지는 영역이에요. 무리하게 굶고 걸어 다니는 여행보다는, 항공 요일과 숙소 위치에서 한 번에 결정적인 절약을 하는 구조가 훨씬 현실적입니다.
예산표를 만들 때는 “디즈니 포함 여부”를 맨 앞에 적어두세요. 이 한 줄이 전체 예산의 10%를 좌우합니다. 그리고 출발 2주 전쯤 환율을 다시 확인해서, 급등 구간이라면 현금 비중을 높이고 안정적이라면 카드 비중을 높이는 방식으로 마무리 조정하면 됩니다. 예산은 여행의 재미를 제한하는 게 아니라, 나중에 “이만큼 썼으니 다음엔 이만큼” 계획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예요. 이번 여행 경비 계산이 다음 여행의 기준이 되도록, 숫자를 하나씩 남겨보세요.
도쿄 일정을 아직 못 짰다면 후쿠오카 3박4일 코스 정리도 참고해보세요. 짧은 일정으로 가볍게 다녀오기 좋은 코스로 정리해뒀어요. 일본 여행 예산을 통째로 비교해보고 싶다면 방콕 자유여행 일정과 경비 글도 함께 보면, 동선과 예산을 잡는 감이 한층 빨리 잡힐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