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영화 <히든 피겨스>를 관람했습니다. 작년 말에 먼저 만나볼 수 있었고, 기대치보다 훨씬 좋게 보았었는데요, 이제 개봉일도 확정되었으니 가볍게 후기를 남겨볼까 합니다. 아직 개봉이 좀 남기는 했지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도 올랐으니 말이죠. 1960년대 NASA의 프로젝트에 숨겨져 있던 세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낸 실화 영화로, 주인공인 캐서린 존슨, 도로시 본, 메리 잭슨의 당시 이야기를 시대와 함께 잘 풀어내고 있더군요. 배우들의 연기도 돋보였고, 실화라고 해서 잔잔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러한 분위기와는 반대로 유쾌한 느낌이 강한 작품이었습니다.

천재에는 인종이 없고 강인함에는 남녀가 없다: 영화 <히든 피겨스> 줄거리
미국과 러시아의 치열한 우주 개발 경쟁이 진행 중인 NASA의 최초의 우주궤도 비행 프로젝트에 선발된 여성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흑인이라는 이유로 유색인종 전용 화장실을 사용해야 하며, 여성이라는 이유로 회의에 참석할 수 없는 상황을 겪으며 지냅니다. 더 나아가려고 하면 결승선을 더 멀리 바꾸어버리는 사회에 지쳐가는 그녀들. 그러던 중, 진행 중이던 우주궤도 비행 프로젝트는 새로운 수학 공식을 찾아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대단하다’라는 말로도 설명하기 어려운 그녀들
1. 캐서린 존슨: 기계의 도입에서 물러서지 않고 스스로 공부해나간 사람입니다. 뛰어난 수학 실력을 인정받아 NASA에 합류하게 되었지만, 흑인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과 멸시를 당해야 했습니다. 특히, 당시 NASA에서는 컴퓨터가 아직 보편화되지 않아 복잡한 계산을 사람이 직접 해야 했는데요. 캐서린은 이러한 계산을 정확하고 빠르게 처리하는 능력을 인정받아, 우주 비행사의 궤도 계산을 담당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녀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고, 별도의 공간에서 업무를 수행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캐서린은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으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 보였고, 결국에는 NASA의 중요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됩니다.
2. 도로시 본: 자신이 되고자 하는 직업을 위해 학교에 다녀야 하는 상황에서 백인만 수강할 수 있는 과정을 이수하기 위해 노력한 사람입니다. 도로시는 뛰어난 컴퓨터 실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당시 사회에서는 여성이 컴퓨터 관련 직업을 갖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도로시는 백인 남성만을 위한 컴퓨터 과정을 수강하기 위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했고, 결국에는 NASA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하게 됩니다.
3. 메리 잭슨: 편견에 둘러싸인 상황에서도 꿋꿋이 공식을 찾기 위해 노력해낸 사람입니다. 메리 잭슨은 우주 비행사의 안전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엔지니어였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엔지니어로 인정받지 못하고, 컴퓨터로 일해야 했습니다. 그러다 우주 비행사들의 안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계산을 맡게 되면서 그녀의 실력이 드러나게 되고, 결국 엔지니어로 승진하게 됩니다.
시대적인 상황도 주변의 상황도 전부 그리 좋지는 않아 보이지만, 그녀들만의 꿈과 목표가 있었기에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참 대단하다고 느껴졌습니다. 작품이어서 더욱 뚝심 있어 보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 차별이 엄청난 시대에 이들이 이뤄냈다는 것에서 오는 감동은 무시할 수 없더군요.
생각보다 경쾌하게 그려내는 실화
실제 이야기에 각색이 된 내용이라서 그런 것이겠지만, 생각보다 ‘실화’를 소재로 쓰고 있음에도 크게 잔잔하거나 조용한 분위기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신나는 OST는 기본이며, 주인공이 편견에 시달린다고 해도 마냥 우울하게 그려내지 않습니다. 캐릭터에도 활기를 불어 넣어주며, 세 여인이 각각 본인들의 통통 튀는 매력을 보여주게끔 이야기가 전달되죠. 비록 수상은 하지 못했었으나 골든글로브 시상식 음악상 후보로도 올랐을 만큼 음악에 꽤 많은 신경을 썼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경쾌함이 포인트이고 말이죠.
히든 피겨스 후기: 담백한 영화를 좋아한다면!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후보이기도 합니다. 1960년대 NASA에서 편견의 시선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역량을 보여준 세 여인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려냈습니다. 물론 유쾌하게 그려냈다고 해도 오락성이 짙은 작품을 좋아하는 분에게는 크게 임팩트가 있다고 느껴지지 않을 수는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정도면 그냥 즐기기에도 괜찮지 않았나 생각되네요. 개봉이 살짝 늦어져서 아쉬운 감은 있지만,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를 그려낸 작품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기다려볼 만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 실제 주인공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히든 피겨스: 시대를 뛰어넘는 감동과 메시지
<히든 피겨스>는 단순히 우주 개발 이야기를 넘어, 시대적 차별과 편견 속에서도 꿈을 향해 나아가는 인간의 의지와 용기를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흑인 여성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통해, 차별과 편견이 얼마나 큰 폐해를 가져오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인종과 성별을 초월하여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세상에 대한 희망을 제시합니다.
영화 <히든 피겨스>는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우리 사회의 차별과 편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의미있는 영화입니다.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세 여성의 이야기는, 오늘날 우리에게도 큰 감동과 용기를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