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날 오전, 공항 나오자마자 확인할 것
하노이나 호치민을 거치지 않고 직항으로 닿는 다낭은 동선이 단순해서 자유여행 입문지로 잘 꼽힌다. 비행기가 내리고 나서 제일 먼저 부딪히는 건 돈과 이동 수단 문제다. 다낭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택시로 15분 안팎, 미터기에 표시되는 금액은 10만 동 전후다. 공항에서 환전소를 지나 입국장 쪽으로 나오면 왼쪽에 그랩(Grab) 전용 픽업존이 따로 있다. 노란색 라인을 따라 나가면 그랩 기사와 실시간으로 매칭되니, 현지 택시 요금을 모르는 채로 홍등을 붙잡지 않아도 된다.
환전은 공항보다 시내 은행과 금은방 수수료가 낮은 경우가 많다. 입국 직후에는 인천이나 하노이에서 미리 바꾼 돈으로 픽업비와 첫 식사비만 챙기는 게 실용적이다. 공항 환전소에서 대기하면서 깎아주는 금액 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 다만 베트남 동(VND)은 제로가 네 자리라서 결제할 때 숫자를 헷갈리기 쉽다. 가격표에 있는 동 표기를 원화로 대충 환산하는 법을 기억해두면 지갑을 여는 순간 손이 덜 바쁘다. 1만 동이면 원화 500원 안팎이니, 뒤에서 세 자리를 떼고 반으로 나눈다고 보면 대략 맞다.
숙소 위치가 동선 전체를 결정한다. 한미 해변도로(보 머이 꾸)를 따라 잡는 게 첫날부터 해변이 가까워서 편하다는 평이 많지만, 실제로는 미케비치와 한시장 사이 블록에 위치를 잡으면 식당, 마사지, 야시장이 전부 걸어서 닿는 범위 안에 들어온다. 최근 2년 사이 다낭 시내는 한강 야경 투어와 신규 카페 오픈이 이어지면서 시내 중심부 수요가 다시 살아났다. 호텔 예약 전에 네이버 지도와 구글 맵을 동시에 켜고 숙소 주변 반경 1킬로미터 안에 무엇이 있는지 미리 띄워두는 걸 추천한다. 7월에서 9월 사이처럼 한국 장마와 스콜이 겹치는 시기에는 오후 소나기를 피할 실내 코스를 하나쯤 여유로 남겨두는 것도 중요하다. 실외 투어를 몰아서 잡으면 비 때문에 날이 통째로 사라지는 일이 생긴다.

1일 차: 해변에서 시작해 밤엔 강변으로
도착한 날은 몸이 가벼울 때 공략할 걸 앞으로 빼는 게 좋다. 미케비치에서 오전을 보내고, 점심은 인근 근린식당에서 껍질째 굽는 조개구이와 눅맘 소스로 시작한다. 다낭 음식 가격대는 해변 쪽이 가장 비싸고, 시내 골목으로 들어갈수록 내려가는 구조다. 길에서 파는 반짱 꾸온과 분짜도 시내 노점이 시장가에 가깝다. 반짱 꾸온은 쌀가루로 만든 얇은 종이에 새우와 허브를 감싸 먹는 간식이라 처음 접하면 양념 맛이 낯설 수 있다. 두세 번 먹고 나면 자꾸 손이 가는 게 이 도시 음식의 매력이다.
오후에는 한강 남쪽으로 건너가 아시아 파크와 드래곤 브리지 하부 보행로를 걷는다. 주말 저녁 9시 정각에 드래곤 브리지에서 불과 물을 뿜는 광경이 펼쳐지는데, 이 시간을 노리고 강변 레스토랑이나 한강 크루즈를 잡는 사람이 많다. 크루즈는 배 위에서 야경을 보는 것보다 한 시간 앞서 출발해 리버사이드를 따라 도는 것을 기준으로 잡는 편이 좋다. 가격은 배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시내 여행사에서 직접 끊는 것보다 다낭 관광청 공식 페이지에서 운영하는 시간표를 확인하는 편이 허탕을 덜 친다. 한강변은 해 질 무렵부터 불빛이 들어오니까, 저녁 7시쯤 강가 벤치에 앉아 색이 변하는 다리를 구경만 해도 이 도시의 분위기가 잡힌다.
2일 차: 바나힐을 하루 통째 쓰기
바나힐은 다낭에서 골든 브릿지만 보고 내려오는 코스로 두면 반드시 시간이 모자란다.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까지 가는 데만 편도 20분 정도 걸리고, 골든 브릿지는 오전 9시 이전에 도착해야 사진에 사람이 적게 잡힌다. 케이블카 첫 차를 타려면 게스트하우스 기준 아침 6시 30분 출발이 안전하다. 시내에서 바나힐 입구까지 차량으로 40분가량, 게이트에서 골든 브릿지까지 케이블카와 이동열차를 거치는 호흡이 길어서 반나절은 그냥 지나간다.
입장권은 반드시 온라인 사전 예약을 권한다. 현장 매표소는 성수기 주말이면 1시간 이상 줄이 늘어서고, 해외 카드 결제 여부도 매장마다 달라서 현금이 부족하면 풀리는 게 더디다. 골든 브릿지를 기준으로 오후에는 르꽁화원 골목을 따라 프렌치 빌리지와 인공 호수까지 돌아볼 수 있다. 정상 공기는 해발 1,400미터라 다낭 시내보다 섭씨 7~8도가량 낮다. 계절과 무관하게 얇은 긴팔을 한 벌 챙기면 날씨 탓에 일정이 흔들리는 일을 막을 수 있다. 번지점프나 줄 타기 같은 액티비티는 별도 요금인데, 일정이 빠듯하면 두 개 중 하나만 골라도 충분하다. 정상에는 지나칠 만큼 몸풀기 쉬운 레스토랑과 뷔페가 있어서 점심을 길게 잡지 않아도 된다. 국수 한 그릇과 커피만으로 끊어내는 게 오후 동선을 위해 마음편한 선택이다. 내려오는 길에 시내로 복귀하면 해 질 무렵 한시장으로 가 야시장 노점에서 저녁을 해결하는 동선이 매끄럽다. 미케비치 근처 골목에는 해산물 그릴을 파는 포장마차가 해변 도로보다 반값에 가까운 가격으로 있어서, 현지인 행렬이 길게 늘어선 집을 골라 앉으면 외국인 상가의 낯선 가격표를 피할 수 있다.

3일 차: 호이안 반나절, 오후엔 공항
마지막 날은 호이안을 반나절로 처리하는 걸 기준으로 잡는다. 다낭에서 호이안까지 차량으로 40분, 개인 이동보다 그랩을 이용하면 편도 20만 동 내외로 확정된다. 호이안 옛 시가지의 핵심은 낮의 노점과 밤의 등불이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다. 오전에 가면 자전거 대여가 저렴하고, 일본인의 다리와 사장교 주변은 관광객이 몰리기 전이라 한산하다. 하루 종일 계획을 세우기보다 구시가지를 한 바퀴 돌고 골목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방식이 이 도시에 더 잘 맞는다.
점심을 호이안 옛 시가지 안에서 먹고 오후 3시쯤 다낭으로 복귀하면 마지막 쇼핑과 마사지 시간이 남는다. 한시장과 인근의 과일 시장은 기념품 가격이 관광지보다 낮아서 마지막 날에 몰아서 사기에 좋다. 다낭 공항은 출국 3시간 전에 도착해야 수속이 넉넉하고, 면세점 인기 품목이 한정 수량인 경우가 많아 오후 시간에 맞춰 들어가는 게 좋다. 항공편이 오후 늦게라면 마지막 아침에 미케비치 일출을 보고 나오는 일정이 가장 그럴듯하게 봉합된다.
이렇게 준비하면 동선이 겹치지 않는다
첫날 시내와 해변, 이튿날 바나힐, 마지막 날 호이안. 이 세 묶음만 나눠도 동선이 겹칠 일이 없다. 숙소를 바꾸는 날이 생기면 짐 보관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 다낭은 도심과 해변 지역의 게스트하우스 절반가량이 체크아웃 당일 무료 보관을 해주는 편이지만, 호이안처럼 밤에만 관광이 펼쳐지는 곳은 새벽에 문이 닫히기도 하니 전날 프런트에 미리 물어보는 게 낫다. 짐을 프런트에 맡겨두고 가볍게 호이안을 다녀오는 동선이 가장 안전하다. 이동 시간이 곧 체력이니, 하루에 명소를 네 개 이상 몰아넣는 일정은 빼는 걸 권한다.
교통비를 줄이는 또 다른 방법은 그랩 공유옵션이다. 같은 방향의 승객과 탑승료를 나누는 방식이라 혼자 여행할 때 긴 거리를 이동하면 편도 운임이 눈에 띄게 내려간다. 오토바이 픽업을 겁내는 사람이라면 대형차 옵션을 끄고, 짐이 있으면 그랩 카테고리를 골라야 좌석 공간이 넉넉하다. 두 명이 기준이라면 오토바이 두 대보다 한 대의 차를 부르는 게 오히려 저렴할 때가 많다. 비행기 도착 시간이 늦은 밤이면 공항 픽업을 별도로 예약하는 편이 안전하고, 새벽 도착이면 공항 라운지나 근처 호텔에서 잠깐 쉬었다 나오는 동선을 짜는 게 현실적이다.
다낭 자유여행은 계획을 빡빡하게 못 짜도 되는 게 장점이다. 거리와 시간이 짧아서 중간에 한 군데를 비워두고 막판 조정이 가능하다. 해변에서 무료로 빌리는 파라솔과 야자 매트도 있으니 일정에 여유가 생기면 낮잠 코스를 채워 넣어도 된다. 숙소, 입장권, 그랩 세 가지만 앞서 잡아두면 나머지는 현장에서 풀어도 된다. 처음부터 완벽한 지도를 그리려고 애쓰기보다, 동선이 짧은 이 도시의 특성을 살려 하루씩 채우는 방식이 체력 관리에 더 낫다. 해변 한 올과 골목의 허브 향을 기억에 담는 것은 결국 시간 여유가 만드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