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가 일본 다녀왔는데 라멘 한 그릇에 900원이래. 나도 얼른 가야지.”
최근 SNS에서 가장 흔히 보이는 반응입니다. 실제로 2026년 5월 기준 엔화 환율은 ¥100당 약 900원 선으로, 전년 동월 대비 7% 낮은 수준을 유지 중입니다. 엔저 덕에 숙소비·식비·쇼핑이 모두 싸게 느껴지는 건 사실입니다. 트립닷컴의 2026 여행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인의 일본 방문객 수는 약 945만 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항공권을 예약하려니 출국세가 3배 올랐고, 호텔 요금엔 숙박세가 따로 붙습니다. 히메지성은 외국인 입장료를 두 배 이상 올렸고, 교토 숙박세는 최대 1만 엔까지 부과됩니다. 이것만 보면 “아, 일본도 비싸졌구나” 싶죠. 그런데 현지에서 라멘 한 그릇에 1만 원도 안 내고, 편의점 도시락은 5천 원이면 삽니다. 이 모순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2026년 일본은 ‘싼 나라’가 아니라 ‘싼 것과 비싼 것이 극명하게 갈린 나라’가 됐습니다. 엔저가 만든 기회와 오버투어리즘 대응 정책이 만든 비용 증가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항목이 싸고 비싼지 3개씩 짚어봤습니다.

싸진 것 3 — 엔저가 만든 가성비 3종 세트
일본 여행에서 실제로 싸졌다고 체감되는 건 크게 세 가지입니다. 모두 환율에 직접 연동되기 때문에 체감도가 큽니다.
식비가 확실히 싸졌다. 일본 식당의 메뉴 가격 자체는 동결되거나 소폭 인상에 그친 반면, 원화 환산 가격은 크게 내려갔습니다. 이치란 라멘 기본 그릇이 990엔인데, 원화로 환산하면 약 8,900원. 한국 프랜차이즈 라멘 가격이 1만 2천 원 내외인 걸 감안하면 25% 이상 저렴합니다. 오오토야 정식은 1,100엔, 약 9,900원으로 한국 직장인 점심값보다 쌉니다. 편의점 물가는 더 극적입니다. 세븐일레븐 도시락이 550~700엔(약 5,000~6,300원), 삼각김밥은 130~180엔(약 1,200~1,600원)에 불과해요. 자판기 커피는 110엔으로 1,000원이 안 됩니다. 국내 편의점 도시락이 7,000원을 넘는 것과 비교하면 절반 가격입니다.
쇼핑 면세 혜택이 극대화됐습니다. 드럭스토어와 면세점에서의 쇼핑은 엔저 효과를 가장 크게 볼 수 있는 분야입니다. 2026년 현재 대부분의 드럭스토어는 5천 엔 이상 구매 시 소비세 10%를 면제해줍니다. 예를 들어 ‘DHC 립크림'(680엔)을 10개 사면 일본 현지에서 6,120원인데, 한국 올리브영 가격(약 1만 2천 원)의 절반입니다. 다만 2026년 11월부터 면세 제도가 ‘공항 환급 방식’으로 전환될 예정이므로, 그전에 여행한다면 미리 챙겨두는 게 낫습니다.
교통비 체감 부담이 줄었습니다. JR 패스 가격 자체는 올랐지만 엔화 환율 때문에 체감 부담은 예전보다 덜합니다. 전국판 7일권이 약 5만 3천 엔(약 48만 원) 선인데, 엔저가 아니었다면 60만 원에 육박했을 겁니다. 지역 패스로 눈을 돌리면 더 알뜰하게 쓸 수 있습니다. 간사이 스루 패스 2일권 4,500엔은 약 4만 원으로, 오사카·교토·나라를 돌아다니기엔 이만한 게 없습니다.

비싸진 것 3 — 오버투어리즘 대응에 직격탄
반면, 제도적으로 인상된 항목들은 환율과 관계없이 원천 금액 자체가 올랐기 때문에 피해 가기 어렵습니다.
출국세 3배 인상. 2026년 7월 1일부터 일본 출국세(국제관광여객세)가 기존 1,000엔에서 3,000엔으로 세 배 올랐습니다. 4인 가족이 일본에 다녀오면 출국세만 12,000엔, 한화로 약 10만 8천 원입니다. 항공권에 포함돼 부과되기 때문에 선택권이 없습니다. 일본 정부는 2019년 제도 도입 이후 첫 인상이며, 확보된 재원을 오버투어리즘 대응과 관광 인프라 개선에 쓴다고 발표했습니다.
주요 관광지 이중가격제 확산. 히메지성은 2026년 3월부터 외국인 입장료를 1,000엔에서 2,500엔으로 인상했습니다. 일본인 현지인은 여전히 1,000엔입니다. 시행 첫 달, 외국인 관광객 수는 25% 줄었지만 수익은 오히려 두 배 가까이 늘었다고 채널A가 보도했습니다. 도쿄와 오사카의 일부 박물관·미술관에서도 외국인 요금 인상을 검토 중입니다. 후지산 요시다 루트는 기본 통행료 2,000엔이 의무화됐고, 일일 입산 인원도 4,000명으로 제한됐습니다. 이중가격제는 앞으로 더 확산될 가능성이 큽니다. 솔직히 이 제도가 가장 체감이 큽니다. 예전처럼 ‘일본에 가면 모든 게 싸다’는 공식이 이 항목에서는 완전히 깨졌기 때문입니다.
숙박세와 교통비 인상. 교토시는 숙박 요금에 따라 숙박세를 차등 부과합니다. 2만 엔 미만 숙소는 200엔부터지만, 10만 엔 이상 고급 숙소는 1만 엔까지 부과됩니다. 오사카와 도쿄도 비슷한 제도를 운영 중입니다. JR 동일본은 민영화 이후 처음으로 2026년 상반기 기본 운임을 평균 7% 인상했습니다. 40년 만의 인상입니다. 택시 기본요금도 도쿄 기준 500엔(약 4,500원)에서 600엔(약 5,400원)으로 올랐습니다. 이 항목들은 엔저와 전혀 상관없는 순수 물가 상승입니다.
실제 예산으로 비교해보면
3박 4일 1인 여행을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재미있는 결과가 나옵니다. 엔저 효과로 식비·쇼핑·교통에서 아끼는 금액이 약 5~8만 원인 반면, 새로 생긴 출국세·숙박세·인상된 입장료가 약 3~5만 원입니다. 순수하게 남는 혜택이 있다는 계산인데, 문제는 이 혜택이 모든 여행자에게 균등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관광지만 돌고 고급 호텔에만 묵는 여행자라면 이중가격제와 숙박세에 더 많이 노출됩니다. 반면, 동네 골목을 걷고, 편의점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고, JR 패스 대신 버스를 이용하는 여행자라면 엔저 혜택을 거의 그대로 누릴 수 있습니다. 결국 2026년 일본 여행의 가성비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는 게 핵심입니다.
2026년 일본 여행 예산 전략
결국 요령은 간단합니다. 먹고 쇼핑하는 데는 예산을 아끼지 말고, 관광지 입장료와 교통비는 미리 확인해서 넉넉히 잡으세요. 출국세 3,000엔과 숙박세는 항공권과 호텔 예약 시 이미 포함돼 나오니, ‘최종 결제 금액’을 기준으로 예산을 세우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
이 글은 HiFineap 운영팀이 2026년 7월 기준으로 작성한 정보입니다. 정확한 사실 관계는 공식 기관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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