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연 5회 여행 간다? 데이터 7개로 본 2026 여행 트렌드 변화

2026 여행 트렌드 인포그래픽

국내여행 3.14회, 해외여행 1.95회

부킹닷컴이 전 세계 34개국 3만 28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6 글로벌 여행 트렌드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인의 연간 국내 여행 횟수는 평균 3.14회로 집계됐다. 글로벌 평균 2.53회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여기에 아시아 지역 해외여행 1.95회(글로벌 평균 1.38회)를 더하면, 한국인 한 명이 1년에 평균 5회 넘게 여행을 떠나는 셈이다. 이 조사는 한국인 800명을 포함해 진행됐다.

여기서 주목할 건 ‘짧고 자주’라는 패턴 자체다. 한 번에 7~10일 장기 여행보다, 주말을 활용한 2박 3일 여행을 여러 번 선택하는 쪽으로 무게중심이 확실히 이동했다. 실제로 국내 숙박업계에서는 주말 패키지 상품이 전년 대비 40% 가까이 증가했다는 후문이다. 부킹닷컴 측 관계자는 “여행 경험을 분산시키며 여러 목적지와 숙소를 경험하려는 수요가 지속되는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주 5일 근무제 정착과 재택근무 확산으로 ‘짧은 여행’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낮아진 영향도 있다.

짐싸는 여행자의 모습

숙소 고를 때 한국인이 가장 신경 쓰는 것

한국 여행자의 72%가 숙소 선택 시 ‘청결’을 최우선 고려 항목으로 꼽았다. 글로벌 평균 62%보다 10%포인트 높다. 예산 대비 가성비보다, 기본에 충실한 숙소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진 결과다.

고객 서비스 역시 66%가 중요한 요소라고 답했다. 과거엔 ‘그냥 잠만 자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했다면, 지금은 ‘리뷰와 평점’을 꼼꼼히 확인한 뒤 선택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한국관광 데이터랩이 공개한 신용카드 소비 데이터를 살펴봐도, 숙박 지출에서 중급 이상 숙소가 차지하는 비중이 해마다 늘고 있다. 무조건 싼 곳보다, 검증된 곳에 돈을 더 쓰는 소비 패턴이 정착된 모양새다.

여행 계획에 AI를 쓰는 사람들

한국인 69%가 여행 중 AI를 활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글로벌 평균 50%보다 크게 높다. 일정 최적화, 숙소 추천, 맛집 검색, 항공권 가격 예측까지 AI가 여행 전반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모습이다. 특히 2030 세대의 AI 활용률은 78%로 전체 평균을 웃돌았다.

흥미로운 점은 여행 계획 과정 자체를 즐긴다는 응답이 70%에 달했다는 거다. 글로벌(73%)과 비슷한 수준이다. 유튜브 숏폼으로 여행지 분위기를 미리 체험하고, 블로그 후기로 세부 정보를 확인한 뒤, AI가 추천하는 최적 동선을 짜는 방식이다. 계획을 세우는 2~3주가 여행 기간만큼이나 즐거운 경험이 된 셈이다. 주요 여행 앱들은 이미 AI 기반 일정 생성 기능을 기본으로 탑재하고 있다.

혼행의 진화, 동해 검색량 28% 증가

혼자 여행하는 ‘혼행’이 선택의 영역으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머신씨엔 데이터를 보면 동해 지역 혼행객 숙소 검색량이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다. 이에 맞춰 지역 식당들도 1인 메뉴를 속속 도입 중이다.

과거엔 ‘함께 갈 사람이 없어서’ 혼자 갔다면, 2026년엔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려고’ 혼자 떠난다. 한국관광공사 ‘2026 관광트렌드’ 보고서에서도 개인의 가치 기준에 따라 여행 방식을 선택하는 ‘N극화 소비’를 주요 키워드 중 하나로 꼽았다. 자신에게 중요한 경험에는 돈을 아끼지 않고, 그 외 부분에서는 철저히 절약하는 이중적 소비 패턴이 여행 전반에 스며들고 있다. 혼행 전용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여행사도 늘어, 1인 여행객 대상 상품이 2년 전보다 3배 가까이 증가했다.

반려동물 동반 여행, 아직은 초기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10%로, 글로벌 평균 7%보다 높다. 아직 절대적 비중은 크지 않지만 성장세 자체는 분명하다.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인식하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펫 프렌들리 호텔과 리조트는 전년 대비 35% 이상 늘었다. 제주도와 강릉, 부산 일부 숙소는 반려동물 전용 객실을 운영하며 차별화를 꾀하는 중이다. 입실료나 추가 청소비가 포함되면 숙박비가 30%가량 더 비싸지만,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숙소뿐 아니라 음식점과 카페에서도 반려동물 출입을 허용하는 곳이 늘면서 여행 선택지가 넓어지고 있다. 앞으로 2~3년 안에 관련 시장 규모가 더 빠르게 커질 가능성이 높다.

관광공사가 말한 2026 키워드 ‘DUALISM’

한국관광공사가 최근 ‘2025 데이터 활용 융합분석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2026 관광트렌드’ 핵심 키워드는 ‘듀얼리즘(Dualism)’이다. 기술과 감성, 럭셔리와 실속, 글로벌과 로컬 등 상반된 두 가치가 공존하는 시대라는 분석이다.

7가지 세부 키워드 중 눈에 띄는 건 ‘공간적 경험(Spatial Experience)’이다. 기존 문화시설이나 유휴 부지에 새 콘텐츠를 결합해 색다른 체험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흐름이다. 팝업스토어, 미디어아트 전시, 복합문화공간이 그 자체로 여행 목적지가 되는 현상이다. 강릉의 옛 기차역을 문화공간으로 재해석한 사례처럼, 지역 유휴 자원을 여행 콘텐츠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적응형 회복탄력성(Adaptive Resilience)’도 주목할 만하다. 여행이 단순한 소비를 넘어 환경 보전과 지역 상생에 기여하는 ‘재생형 관광’으로 진화하는 추세다. 무분별한 관광지 소비보다, 방문 자체가 지역에 긍정적 영향을 남기는 여행을 선택하는 사람이 는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마치는 글

2026년 한국 여행 트렌드를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더 자주, 더 똑똑하게, 더 개인적으로’다. 연 5회 넘게 떠나는 만큼 여행 한 번 한 번은 짧아졌지만, AI와 리뷰 데이터를 활용해 계획은 더 꼼꼼해졌다.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혼행, 반려동물 동반, 로컬 체험 등 선택지도 다양해졌다.

정해진 정답은 없다. 누군가는 동해 바닷가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며 재충전하고, 누군가는 AI가 짜준 일정대로 반려동물과 제주도를 누빈다. 트렌드는 그저 방향을 알려줄 뿐이고, 선택은 결국 각자의 몫이다. 확실한 건 2025년과 2026년의 여행 풍경이 분명 다르다는 것, 그리고 이 변화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내년엔 또 어떤 데이터가 나올지, 솔직히 궁금하다.
부킹닷컴 2026 글로벌 여행 트렌드 조사
한국관광공사 2026 관광트렌드 ‘D.U.A.L.I.S.M.’
한국관광 데이터랩